- 풀 (초본) -
고마리 -마디풀과. 꽃처럼 보이는것은 꽃잎이 아니라 꽃받침이다
분지한 줄기 끝에는 폐쇄화가 있고 자가수분을 통해 종자를 만든다.
폐쇄화로 만들어진 열매와 작은 곤충들의 도움으로 수분하는 정상적인 꽃에서
만들어진 열매의 형태가 똑같기 때문에 구분할 수가 없다.
큰 비에 토사가 흘러들어 폐쇄화를 살짝 덮으면 자가수분으로 열매를 만든다.
종자를 그대로 묻게 되는 셈이다.
가는 줄기 마디에서는 수일만에 새로운 새싹이 일제히 돋아난다. 그래서
큰물로 모두 휩쓸려나간 휑한 도랑은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고마리로 가득해진다.
이처럼 고마리의 번식과 생존 전략은 적극적이면서 공격적이다.
버드나무 종류의 수풀속에서 수반종으로 띄엄띄엄 함께 살고 있다.
고마리가 우점하는 식물군락은 인간의 농경문화의 자연습지생태가
어우러졌다는 증거가 되는 지표식물사회다.
깨끗한곳 더러운곳 수질 범위가 넓은 편이다.
(소똥찌꺼기가 섞인 수질에서 살수 있지만 산업폐수가 섞인 물에서는 결코 살수가 없다.)
질소와 인산 성분이 풍부한 이를테면 부영양화 된 물터에서 수질 개선에 한 몫을 한다.
하지만 말라죽은 고사체를 그냥 내버려두면 다시 부영양화의 원인이 된다.
나물, 약, 소의 먹이풀로 이용되기도 하고 고대 농업사회 때부터 유용한 풀이다.
퇴비로도 쓴다. 특히 소에게는 영양가 높은 식량이다.
고만이,고만잇대 , 꼬마리 등으로 불려지기도 하는데 이름의 유래는 불분명하다.
고마리의 잎모양에서 소 얼굴에 가면처럼 덧씌우던 옛날 옷가지 고만이에서
유래를 찾기도 한다. 이런 사실을 뒷받침하는 이야기가 일본에 있다.
일본명의 미조소바(-도랑이나 고랑에 사는 메밀이라는 뜻이고,
우시노히타이는 잎모양이 소의 얼굴을 닮은 데에서 비롯하는 이름이다.
개골 개골창 개울 골 고랑 구렁 등 모두 동원어인데 물의 뜻을 포함하는
우리말 “고” 에 잇닿아 있다. 논이나 밭에 물을 대거나 빼기 위해 만든 좁은 통로 즉 고랑과 이어지는 물길을 “물꼬” 또는 “고”라고 한다.
고마리는 바로 이 “고”에서 사는 “만이” 들인 것이다. 결국 고마리는 고랑에 흔하게 사는 생명체 이기에 생겨난 이름으로 추정된다.
고마리는 겉보기에는 아담하지만 뿌리는 고마리 크기의 3~4배나 된다 물속으로 뻩은 무성한 뿌리를 이용해서 생활하수나 온갖 더러운 물을 정화한다. 고마리는 오염이 심한 곳일수로 뿌리가 더 잘 발달한다. 우리 조상들은 가정하수를 깨끗하게 정화해주는 매우 고마운 식물이라며 고마리라 불렀다. 고마리 군락을 보면 마음이 정화되는 듯하다. 오염된 물은 고마리가 사는 적은 수로를 거치면 맑은 물로 변한다.